글렌그란트 15년 배치스트랭스 퍼스트에디션 가성비 좋은 버번캐스크 숙성 싱글몰트위스키
글렌그란트하면 국내에서도 이미 많이 알려진 싱글몰트 브랜드로 전세계 싱글몰트위스키 판매량으로 다섯손가락 안에 들정도로 인기가 많은 싱글몰트 위스키라고 하겠다. 이전에 소개해드린 아보랄리스같은 경우가 바로 그렌그란트의 NAS제품이다. 글렌그란트에서 나오는 숙성연수별 제품 중에서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제품이 바로 글렌그란트 15년인데 그이유는 스펙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용량은 700미리라 특별할게 없지만 알콜도수가 배치스트랭스로 50도로 출시되었다. 일반적인 싱글몰트 위스키가 40도에서 43도 나오는 것에 비해서 15년 숙성인데도 50도 알콜도수라서 흔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하겠다. 알콜도수가 높다고 무조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만큼 물을 덜 섞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좀 더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숙성 원액에 물을 섞지 않은 캐스크스트랭스 제품이 더 비싸고 매니아들이 더 선호하는 이유도 그때문이 아닐까싶다.
알콜도수가 50도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넌칠필터드 제품으로 필터링을 하지 않아서 숙성원액 본연의 풍미를 살리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자세한 캐스크 정보를 안적어놓는 위스키가 많은데 글렌그란트 15년은 케이스에 아주 친절하게 자세한 정보를 적어놔서 마시기 전에 위스키의 맛을 예상해보고 실제로 마시면서 내가 예상했던 부분이 맞는지 알아볼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예상해보고 비교해보면서 마시는 것을 즐기는데 나름 캐스크와 맛의 상관관계같은 부분도 이해할 수 있고 경험치가 늘어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은것 같다.
글렌그란트 15년은 온전히 퍼스트필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을 마친 제품이다.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셰리 캐스크 숙성 제품이 인기가 많다보니까 너도나도 셰리 캐스크를 사용해서 맛이 뻔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제품은 오히려 버번캐스크만 사용해서 차별화를 둔 점이 마음에 든다. 술도 음식의 한종류로 보자면 매일 똑같은 것만 먹으면 질리는게 당연하니까..
케이스 디자인이나 색깔의 선정도 심혈을 기울인듯 싶은데 물론 맛도 중요하지만 위스키라는 제품이 단지 마시는 것만 아니라 수집하고 인테리어적인 면도 중요해서 같은 품질이라면 케이스나 보틀이 멋진 제품에 손이 가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싶다.
간략하게 테이스팅 노트도 참고가 될 정도로 적어놨다.
마개는 코르크를 사용했는데 꽤 타이트해서 맘에든다. 개인적으로는 마개로서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스크류타입 마개를 선호한다.
색은 퍼스트필 버번캐스크 숙성 제품이라 그런지 노란색에 가까울정도의 맑은 호박색을 띤다. 짙은 갈색의 셰리캐스크 숙성 위스키들을 보다가 이렇게 맑은 색을 보니 뭔가 색다르다. 글라스의 벽면을 타고 레그가 천천히 흘러내리는게 당도도 꽤 있어보인다.
향:
50도 알콜도수에도 알콜치는 느낌이 별로 없고 상큼한 오렌지필같은 느낌이 지배적이다. 은은하게 바닐라와 고소한 너츠같은 향도 느껴지는데 살짝살짝 매콤한 향이 톡톡 쏘는 듯한 느낌이 마시기 전부터 재밌다.
맛:
한모금 머금으면 생각보다 바디감이 가벼우면서 아주 달콤하고 금새 질감이 크리미하게 바뀐다. 이어서 매콤한 맛이 혀를 콕콕 찌른다. 역시 아메리칸 오크 퍼스트필 버번 캐스크라서 캐스크의 특징이 잘 담긴듯싶다. 코로 숨을 살짝 내쉬면 과수원의 과실을 한입 베어문듯 상큼한 향이 가득 느껴지고 이어서 고소한 너츠의 풍미가 따라온다. 50도 알콜도수에 비해서 상당히 부드럽고 맛이 잘 베어진 느낌이라 마시는 내내 미각을 즐겁게 해주는게 아주 만족스럽다.
피니시:
달콤하면서 상큼한 오렌지느낌에 혀가 살짝 아리는 듯한 매콤함이 느껴지고 탄닌감도 희미하게 느껴진다. 피니시는 길지도 짧지도 않고 적당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웰메이드 싱글몰트라는 느낌이들었다. 셰리 캐스크가 판치는 마켓에서 퍼스트필 버번 캐스크로 승부를 본것도 신의한수가 아니였나싶다. 여기에 50도 알콜도수가 맛을 밀도를 꽉 채워줘서 단순해질 수 있는 부분이 오히려 더 풍부해져서 강점으로 변한것 같고, 고도수인데도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입문자분들도 접근하기 어렵지 않을 듯 싶다. 달콤 상콤한 과실의 느낌과 매콤하고 고소한 맛이 선명하게 느껴지는게 맛에서도 충분히 싱글몰트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위스키라고 생각한다.
가격도 착해서 십만초중반정도의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어서 이정도면 가성비란 말을 붇여도 되지 않을까싶다. 완병하면 재구매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