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풀트니라고 하면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브랜드가 아닌가싶다. 올드풀트니는 사람이름에서 따왔는데 항구도시에 위치한 증류소로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바닷가에 위치해서 마리타임 몰트라는 컨셉으로 바다내음을 담았다는 마켓팅을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바다내음은 느낄 수 없었다. 바다내음하면 탈리스커 정도의 짭짤하고 해초내음이 느껴져야 바다내음이라고 할텐데 그런 부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라벨디자인이 상당히 깔끔하고 보틀도 증류기를 형상화해서 병목이 호리병처럼 특이하고 길쭉하다. 라벨에도 마리타임 몰트라고 명시되어 있다.
요즘 나오는 위스키들은 대부분 셰리 캐스크 숙성위스키가 넘쳐나는데 올드풀트니는 아메리칸 오크 엑스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해서 일반적인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와는 차별화된 맛을 즐길 수 있다.
케이스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수가 없는데 케이스에 진심인지 케이스가 상당히 튼튼하고 고급지게 생겼다. 위스키 자체의 품질도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위스키를 수집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서 이렇게 고급진 케이스에 왠지 더 눈이 가는것도 사실이다.
케이스의 윗부분 뚜껑부분 안쪽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케이스에 이정도로 진심이라면 위스키 자체의 품질은 또 얼마나 신경을 쓰겠는가?
케이스에는 올드풀트니 증류소의 유래와 간단한 테이스팅 노트도 적혀있어서 마시기 전에 참고할 수 있게 해놓았다.
용량은 700미리에 알콜도수는 40도로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싱글몰트는 43도에서 46도정도 알콜도수가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40도에 나왔다는 건 그만큼 맛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싶다.
마개는 윗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고 항구와 바다를 상징하고 싶었는지 방위표같은 마크가 세겨져 있다.
마개 자체는 코르크를 사용했다. 보틀의 크기에 비해 병 입구가 상당히 좁은데 그래서 코르크 자체도 자그맣다. 혹시 부서지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타이트했는데 다행이 오픈에는 문제없었다. 가끔 코르크가 부서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스크류타입 마개를 선호한다.
색은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해서 그런지 셰리 캐스크를 사용한 요즘 위스키들과 다르게 맑은 호박색을 띤다. 레그가 천천히 흘러내리는게 당도도 꽤 있어 보인다.
향:
개봉해서 첫잔인데도 잔을 바로 코끝에 가져가도 알콜치는게 없다. 향긋한 과실과 구수한 몰트, 바닐라향이 희미하게 느껴지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바다내음이 컨셉인데 의외로 바다향이라던가 짠내음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아몬드 잔뜩 뿌린 셀러드 드레싱같은 이미지랄까?
맛:
바디감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고 달콤한 맛이 먼저 다가오고 살짝 매콤한 맛과 상큼한 시트러스, 바닐라, 너츠의 고소함이 느껴진다. 뭔가 맑고 상쾌한 느낌인데 역시나 바다내음이나 짠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잘 만든 버번캐스크 숙성 싱글몰트의 맛이다. 왜 굳이 바다 이미지를 입히는건지.. 무겁지 않고 발란스 잘잡힌 맛이라 12년 숙성 급에서는 윗줄에 놓아도 되지 않을까싶다.
피니시:
살짝 매콤함이 남고 탄닌감도 살짝 느껴지는데 피니시는 길지 않고 심플한듯하다.
전체적으로 웰메이드 버번캐스크 숙성 싱글몰트라고 생각되고 가벼우면서 상큼한 느낌에 맛이 발란스가 잘 잡히고 숙성감도 충분히 느껴지는게 40도 알콜도수에 비해 맛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살짝 글렌그란트 15년이 생각나는 맛인데 글렌그란트 15년의 50도 도수를 40도로 낮추면 비슷할까 싶은 상상을 해본다.
국내에서는 일본과 다르게 올드 풀트니 12년이 다른 12년 숙성 싱글몰트 제품들보다 저렴해서 7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데 실제로 마셔보니 이가격에 이정도면 국내가격으로는 가성비를 논해도 될듯싶다. 요즘 셰리캐스크 숙성 위스키가 많은데 버번 캐스크에서만 숙성했다는 점이 나름 희소성을 어필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부드럽고 선명한 맛이 매력적이라 입문자분들께도 충분히 추천할만한 싱글몰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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