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터키하면 버번 입문 3대장으로 유명한데 와일드 터키 제품 라인업중에서도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로 통했던 제품이 바로 와일드 터키 13년이다. 와일드 터키하면 마스터 디스틸러인 지미 러셀과 에디 러셀 부자가 유명한데, 러셀부자가 아시아 마켓을 타겟으로 출시한 회심의 역작이 와일드 터키 13년이라는 설이 있다.
버번은 숙성환경의 영향으로 증발율이 심해서 10년이상만 숙성해도 고숙성으로 치는데 13년을 숙성한 버번 위스키라면 얼마나 심여를 기울여서 제품을 출시했었는지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예상만큼 소비자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단종되었다.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믿음이 가는 설이 13년 숙성에 45.5도의 알콜도수이다 보니 너무 부드러워서 와일드 터키 고유의 타격감이나 강렬한 맛의 매력이 없어서 외면 받았다는 설이 가장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리고 새로 나온 제품을 봐도 12년 숙성에 50.5도의 높은 알콜도수의 제품인걸 보면 소비자의 니즈를 따라간게 아닌가싶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강한 향과 맛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발란스 최강의 버번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와일드 터키 13년만의 매력인데 아쉽게도 단종되었다는게 안타까울뿐이다. 그래도 아직 시장에 풀린게 많은지 해외에서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팔리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6천엔정도이던 것이 만엔 언저리까지 오르더니 계속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서 구하는게 쉽지 않다.
그런데 의외로 국내에서는 아직 할인판매를 하는 리커샵이 많이 있어서 11만원정도에 구할 수 있다니 와일드 터키 13년 팬이시라면 발빠르게 구해놓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와일드 터키는 많이 태운 오크통을 사용하고 증류원액의 도수가 낮아서 출시전에 그만큼 물을 덜 섞다보니 원액의 맛을 더 살린 것으로도 유명한데, 호밀의 비율을 높여서 거친맛을 살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반에서 와일드 터키 13년은 장기 숙성을 하다보니까 훨씬 부드럽고 오크통의 영향도 많아서 더 진하고 깊은 맛을 보여준다.
저온 장기숙성으로 더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고 적어놨다.
고숙성 프리미엄 버번답게 마개는 코르크로 되어있고 코르크가 꽤 타이트해서 맘에 든다. 간혹 코르크마개가 마르면서 헐거워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알콜이 증발해버리기 때문에 코르크 마개를 교채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차라리 스크류타입이 더 안심이 되는 경우도 많다.
마개를 봉인한 보라색 씰이 뭔가 고급진 느낌을 준다.
잔에 따르면 색은 짙은 호박색을 띤다. 역시 고숙성이라는 느낌을 팍팍준다. 레그도 진득한게 당도도 꽤 있어보인다.
향:
향이 굉장히 강해서 잔에 따르자마자 진향 버번향이 진동한다. 짙은 바닐라와 캬라멜, 시나몬 향이 강하게 나고 톡쏘는 듯한 상큼한 느낌과 함께 너티한 느낌까지 복잡한 향이 어우러져서 느껴진다. 고숙성이다보니 알콜 치는 느낌도 없고 복잡한 향이 어우러진게 맛을 기대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맛:
질감은 굉장히 부드럽고 짙은 바닐라와 달달한 맛이 지배적이고 태운 오크나무의 느낌과 시나몬 그리고 입안이 화해지는 허브같은 느낌도 있다. 의외로 매콤한 스파이시한 맛은 약하다. 질감이 기름지고 너티한 맛도 있어서 복잡하면서 여러가지 다양한 맛들이 발란스 좋게 어우러진 느낌이다. 어느 하나 맛이 거슬리거나 튀는 맛이 없고 서서히 자연스럽게 퍼져나오는게 오래 숙성된 와인에서 느꼈던 느낌이 떠오른다. 입안에 머금고 굴리면 계속해서 이어지는 다양한 맛의 연속이 프리미엄 버번이 주는 특별함이 아닌가싶다.
피니시:
피니시는 길고 버번 특유의 아세톤향과 고소한 땅콩 짭쪼름하면서 쌉쏘롬함이 어우러져서 입안을 까끌까끌하게 만든다. 다음 잔을 부르는 피니시다. 이런 피니시는 위험한 징조다. 과음을 부르니까…
전체적으로 굉장히 발란스가 좋으면서 복잡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버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제품이 단종되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이 보이면 쟁겨놔야 될 것 같다. 국내에서는 재고가 많은지 아직 11만원 정도에 할인 판매를 하고 있으니 와일드 터키 13년 팬이시라면 미리 몇병 구매해 놓으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싶다. 단종된 위스키가 또 여럿이 마실때 나름 이야깃거리도 되고 빛을 발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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