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펠디를 이야기하려면 듀어스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듀어스에 관해서는 이전 글에서도 다뤘듯이 미국에서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블렌디드 위스키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위스키지만 한국에서만큼은 그리 인지도가 높지 않다.
이 듀어스의 키몰트로 아버펠디의 원액이 쓰인다. 본래 아버펠디 증류소가 설립된 배경도 듀어스에 안정적으로 키몰트를 공급하기 위해서 듀어스가에 의해서 설립되었다고 하겠다.
그래서 아버펠디에서 생산되는 원액은 대부분 듀어스에 공급되고 10퍼센트도 안되는 소량만이 싱글몰트로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라인업도 12년, 18년, 21년 등 심플하다. 그중에 12년 숙성 제품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대중에게서도 사랑받는 싱글몰트 위스키라고 하겠다.
듀어스가 부드럽고 향기로운 꽃향기와 디테일한 향과 맛이 특징이듯이 키몰트가 되는 아버펠디에서도 그런 캐릭터가 보이지 않을까 예상하기 쉽지만 실제로 마셔보면 의외의 맛과 향에 놀라게된다.
원통형 케이스에는 검은색바탕에 금색의 글씨와 그림이 아주 멋스럽게 보인다. 맛과 향에 대한 설명 보다는 약간 겉도는 듯한 두리뭉실한 이야기와 그림이 자세히 읽어보면 꽤 재밌다.
세계 대회에서 24번이나 금메달을 수상했다고 한다. 듀어스도 상을 많이 받은 위스키인데 키몰트인 아버펠디도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병모양은 두툼하고 키가 작아서 일반 위스키랑은 확실히 구분된다. 개인적으로 꽤 멋스러운듯하다. 마개는 코르크이고 나무로 되어 있어서 뭔가 핸드메이드같은 느낌을 준다.
네츄럴 컬러라고 명시되지 않은 걸로 봐서는 색소를 섞었겠지만 잔에 따라놓고 보면 맑은 호박색을 띤다. 케이스에는 황금색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황금색으로 볼수도 있겠지 싶다. 색도 마실때는 기분상 어느정도 영향을 주니까…
향:
아버펠디의 향은 좀 독특하다. 처음엔 약간 조미료같은 느낌이랄까? 향신료같은 향이 놀랍게 느껴진다. 이런 향도 있을 수 있구나 싶을정도다. 알콜이 약간 치는데 좀 날리고 자세히 몰입해서 맡아보면 꿀같은 향기와 시나몬향도 느껴지고 허브같은 향과 약간 스파이시한 향도 느낄 수 있다. 위스키를 많이 마시다보면 셀러드같은 향과 맛이라는 표현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향이 이런 느낌을 말하는게 아닌가싶다. 그정도로 향이 독특해서 한참을 향을 맡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맛:
입안에 처음 느껴지는 질감은 부드럽고 좀 라이트한 느낌이 들고 달달한 꿀같은 캐릭터에 파인애플같은 상큼함과 매콤함 그리고 스카치캔디를 먹었을때와 비슷한 느끼한 맛과 바닐라가 느껴진다. 뒤로가면 은은하게 구수한 몰트의 맛이 남는다.
피니시:
피니시는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다. 딱 적당한 듯하고 화한 허브의 느낌과 입맛을 다시면 생땅콩을 씹었을때의 축축한 구수함같은 맛이 남는다.
이 제품은 리뷰를 쓰기까지 상당히 오래 고민한 위스키다. 그만큼 향이 특이하게 다가왔고 뭔가 확실하게 표현하기 힘든 향이라서 더 오랜시간이 걸린거 같다. 듀어스라는 유명한 이름에 묻혀서 꽃을 피우지 못한 싱글몰트 위스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개성있는 캐릭터를 가진 위스키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10만원 언저리의 가격에 판매되는데 꽤 높은 가격대를 잡아서 선뜻 구매하기 힘들어지는 가격이다. 이 가격이면 맥켈란 12년 등 다른 선택지가 많기 때문인듯 싶다. 싱글몰트 3대장에 질렸다던지 뭔가 색다른 싱글몰트를 맛보고 싶다면 한번 도전해볼만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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