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파클라스를 이야기하면 오래된 가족경영과 셰리 캐스크를 고집하는 전통을 빼놓을 수 없는데, 1800년대부터 시작된 가족경영이 6대를 이어져서 지금까지 180년이상 이어져오고 있다는게 참 경이스럽지 않을 수 없다. 금주법이라던지 풍파를 겪으면서도 살아남아서 지금도 셰리 캐스크 숙성 싱글몰트 위스키 3대장하면 맥켈란, 글렌드로낙과 함께 글렌파클라스를 꼽을 정도로 셰리 캐스크 숙성 싱글몰트 위스키로도 유명하다.
셰리 캐스크는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로 유러피안 오크 캐스크만을 사용하고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로서 원액을 다른 증류소에 블렌디드 위스키의 원액으로 판매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6대를 이어져온 가족경영으로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장기간 숙성된 위스키 또한 엄청난 양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캐스크를 사용해서 숙성하거나 피니시를 하는 위스키 트렌드와는 다르게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만을 출시하고 있다. 기본라인업도 다양해서 8년, 10년, 12년, 15년, 17년, 21년, 25년, 30년, 40년까지 다양하다. 캐스크스트랭스 제품인 105부터 패밀리캐스크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그중에서 15년 숙성제품은 알콜도수가 46도로 다른 기본라인업제품과는 차별화를 두고있다. 일화로 마가렛 대처 수상이 증류소를 방문했을 때 존 그랜트가 15년 숙성 제품을 추천해서 저녁식사에서 마시고는 그 이후로 수상관저에서는 저녁식사에 글렌파클라스 15년이 함께 준비되었다고 한다.
더 높은 숙성연수의 제품이 많았을 텐데도 15년 숙성 제품을 추천한데는 뭔가 중요한 뜻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고숙성이 아니면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위스키를 자신있게 내놓은 것이 아닐까? 물론 순전히 내 뇌피셜이지만..
칼라는 네츄럴 컬러로 캬라멜 색소를 타지 않았다. 숙성한 그대로의 색을 나타내는데 이러면 색이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셰리 캐스크 숙성은 진할 수록 뭔가 녹진하게 잘 숙성된 것처럼 느껴지니까..
마개는 코르크로 되어있고 윗부분은 나무로 되어있다.
위스키를 잔에 따르면 진한 호박색을 띤다. 네츄럴 컬러에 이정도 색깔이라니.. 좋은 캐스크에서 숙성된 듯한 느낌을 준다. 뭔가 마시기 전부터 기대하게 만든다.
향:
먼저 꼬릿한 특유의 셰리향이 훅 치고 들어온다. 알콜향도 좀 치는게 느껴진다. 에어링이 좀 되면 나아질 듯 싶다. 잼같은 푹절인 과실향과 스파이시한 날카로운 향이 느껴지고 허브같은 화한 느낌도 있다. 은은한 나무향과 캬라멜같은 향도 언듯 느껴진다.
맛:
입안에 닫느 감촉은 좀 거친듯하고 과실향이 굉장히 풍부하게 느껴진다. 푹절인 과실이 입안을 가득채우는 느낌이고 바디감도 묵직하게 느껴진다. 알콜도수가 45도다보니 혀를 콕콕찌르는 느낌과 스파이시하면서 쌉쏘롬한 맛도 느껴진다. 입에 머금고 굴리면 언듯언듯 고소한 아몬드 씹는거같은 견과류의 느낌도 느껴진다. 뒤로 갈수록 달콤쌉쏘롬한데 이게 다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것 같다. 굉장히 복합적인 맛이 느껴져서 마시는 동안 입안을 긴장시킨다.
피니시:
쌉쏘롬하면서 씁쓸한 여운이 길고 입맛을 다시면 구수한 몰트향도 희미하게 느껴진다. 피니시는 좀 긴 듯하다.
전체적으로 무게감도 있고 확실한 셰리의 이미지에 임팩트도 있고 발란스도 잘 잡은 것같다. 향에서 처음에 알콜이 좀 치는게 안타까운데 이건 뭐 에어링을 좀 시키면 나아질 듯 하다. 글렌파클라스 증류소가 있는 지역이 기온차가 크지 않은 좀 추운지역이라 캐스크에서 숙성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원액이 증발하는 엔젤스 셰어 양이 굉장히 작다고 하는데 그래서 숙성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직접 마셔보면 충분히 숙성감이 느껴지고 바디감도 묵직하고 마도 녹진하면서 복잡한 풍미를 나타내서 평판보다는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위스키는 내가 직접 마셔보고 느껴보는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는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6천엔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거의 3배가격에 판매된다니 해외 가격으로 볼때는 가성비 최강의 셰리 싱글몰트 위스키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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