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페이머스 그라우스 셰리향이 느껴지는 블랜디드 스카치 위스키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하이볼로 즐겨도 크리미하고 맛있는 하이랜드 위스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워낙 인기가 많고 유명한 위스키라서 리뷰도 많고 역사에 대한 설명도 많아서 간단하게 핵심만 짚어보고 맛과 향, 그리고 하이볼로 만들어 먹으면 맛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위주로 알아보고자 한다.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애드링턴 그룹 소속인데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브랜드가 맥켈란, 하이랜드파크, 글렌로시스, 커티삭 등이 있다. 위스키 좀 드신다는 분들이라면 아주 익숙한 브랜드들이 모두 한식구이다 보니까 블랜디드 위스키인 페이머스 그라우스에 맥켈란이나 하이랜드 파크 글렌로시스의 원액이 사용된다고 한다. 물론 저렴한 페이머스 그라우스에 비싼 맥켈란이나 하팍의 원액이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겠지만 실제로 마셔보면 맥켈란 특유의 꼬릿한 셰리향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의 뇌가 글자보다는 이미지에서 더 강한 임팩트를 받다보니 라벨의 뇌조가 페이머스 그라우스를 더 유명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싶다. 뇌조는 꿩의 한 종류라는데 뇌조 사냥을 하면서 위스키를 많이들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페이머스 그라우스에는 맥켈란, 하이랜드 파크를 포함해서 하이랜드 지방의 원액을 사용했는데 하이랜드 지방 위스키의 특징이 푹익은 과실의 풍부한 맛이 지배적이라는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 페이머스 그라우스에서도 농익은 과실의 달콤하고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이번에 마셔볼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750미리 용량의 알콜도수 43도짜리인데 보통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700미리 용량에 알콜도수 40도짜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40도 보다는 도수가 살짝 높은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부러 43도짜리를 구해서 맛을 보았다.

보틀의 어깨부분이 앞뒤로 뽕이 들어가서 힘이 팍 들어가 있다. 그냥 보면 티가 잘 안나는데 옆으로 돌려서 보면 확실하게 티가 난다. 맥켈란의 보틀이 섬세하고 세련된 드레스라면 페이머스 그라우스의 보틀은 투박한 남성 정장같은 느낌이다.

마개는 내가 좋아하는 스크류타입이다. 스크류 타입 제품이 코르크 마개보다 보관성도 좋아서 마개본연의 역할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감성은 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올드보틀을 구입해본 분이시라면 이해하실 것이다. 코르크 마개가 빠사삭했을 때의 느낌을…
발렌타인같은 경우는 고숙성도 올드보틀은 스크류타입이 많아서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병입구에 키퍼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제품은 키퍼가 따로 없어서 좋은 듯하다.  

저가의 블랜디드 위스키에서 색은 큰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기분에 쬐끔은 영향을 주는데 이 제품은 약간 짙은 호박색을 띤다. 굉장히 맑게 보이고 레그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봐서 당도도 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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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저가 블랜디드 위스키인데도 알콜향이 크게 치지 않고 셰리 위스키 특유의 쿰쿰한 향이 느껴진다. 아마도 이 향을 두고 맥켈란을 연상하는게 아닌가싶다. 그리고 달큰한 향과 푹익은 과실의 느낌과 그레인 위스키 특유의 향도 느껴졌다. 뭐 블랜디드 위스키니까 당연한 거 겠지만 향이 잘 어우러져서 역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스모키한 향이 약하게 느껴졌다. 저가 위스키치고 향에서 이렇게 풍부한 향이 느껴지는게 좀 신기하긴 했는데 그래서 인기가 많고 스코틀랜드에서 부동의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게 아닌가싶다.

맛:
입안에 머금으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지배적이고 입안에서 굴리면 크리미해지면서 약간의 쿰쿰한 셰리 풍미와 뒤로갈수록 혀를 아리는 매콤함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약간의 스모키함이 몰티한 맛을 끌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저가 위스키에 이렇게 복잡한 시음기를 쓰는 것도 오랜만인듯한데 정말 잘 만든 위스키라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맛의 발란스가 아주 좋고 은은하게 매콤함이 느껴지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와서 좋았다.

피니시:
NAS급에 저가 블랜디드라 긴 피니시는 기대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예상대로 피니시는 약간의 매콤한 느낌과 함께 깔끔하게 사라지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발란스가 좋고 다양한 맛이 하나로 어우러져 튀지 않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알콜도수 40도 제품보다 43도 제품이 훨씬 맛있는 느낌이 들었다. 3도 차이가 별거 아닌거 같지만 위스키를 즐겨드시는 분들은 굉장히 큰 차이라는 걸 실감하실거다. 다음에도 가능하면 43도 제품을 구입해서 마실 것 같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칵테일 베이스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하이볼을 만들어서 니트로 마실때와 어떻게 맛이 변하는지 알아봤다.

탄산은 집에 있는 윌킨슨 토닉워터를 사용했다. 한모금 머금으면 일단 굉장히 질감이 크리미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달콤하면서 메론쥬스같은 물이 많은 과실의 느낌이 굉장히 마시기 좋고 뒤에 살짝 떫은 탄닌감이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하이볼로 마셔도 맛있었는데 스모키하고 몰티한 느낌의 하이볼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호불호가 갈릴듯하다.

니트로 마셔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맛이고 하이볼로 만들어 마셔도 부담없는 가격이라 왜 빈자의 맥켈란이라고 불리는지 알것 같다. 국내에서는 이만원 중후반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천엔중반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알콜도수 43도짜리는 천엔 후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이만원대에 이정도의 맛과 향이라면 가성비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