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스 리갈은 발렌타인과 함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위스키다. 그만큼 쉽게 구할 수 있고 한국에서는 대중화된 위스키라는 뜻이 되겠다.
시바스리갈은 스코틀랜드의 정통 블렌디드 위스키로 왕실의 워런트까지 받았을정도 품질을 인정받았고 시작부터 고급 위스키를 모티브로 귀족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후에도 그 전통을 고급화된 브랜드로 만들어서 상류사회에서 즐기는 위스키로 자리매김한다.
그래서 그런지 시바스리갈의 기본라인은 12년 숙성부터 시작한다. 발렌타인은 파이니스트가 기본라인이고 조니워커는 레드라벨이 기본라인이지만 시바스리갈은 12년 숙성이 기본라인이다. 저숙성 위스키를 마켓에 내놓지 않겠다는 나름의 지부심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판매량에서 5위안에 드는 위스키인걸 보면 그 네임벨류를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시음해볼 보틀은 올드보틀로 알콜도수 43도에 750미리 용량의 제품이다. 신제품은 40도에 700미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의 큰틀은 올드보틀이나 새보틀이나 크게 차이는 없겠지만 아마도 과거의 원액이 좀 더 품질이 지금보다 좋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뚜껑은 스크류식 플라스틱 마개이고 병입구에 키퍼가 있다. 요거 참 오랜만에 본다. 과거에 위조 위스키 방지한다고 여기저기 유행하더니 요새는 잘 안보이는 듯하다.
보통 키퍼가 있으면 잘 안따라지는데 요거는 흘리는거 없이 오히려 깔끔하게 잘 따라지는게 꽤 신경써서 만든 키퍼인가 보다. (보면 입구가 작게 모아져서 올라온게 보인다.)
색은 크게 의미가 없지만 굳이 보자면 좀 옅은 호박색을 띠는게 현재나오는 보틀보다 좀 옅은 듯하다. 레그가 천천히 흘러내리는게 좀 진득한 점성을 보인다. 왠지 기대된다.
*향:
푹익은 진한 과실향이 훅 치고 들어온다. 그리고 달콤한 바닐라와 마치 향수같은 향긋한 향이 굉장히 기분 좋게 느껴진다. 여기에 꿀같은 달콤함을 더하면 발렌타인 17년과도 비슷할거같다. 여타의 12년 숙성의 블렌디드 위스키 이상으로 향이 굉장히 화려하다.
*맛:
굉장히 부드러운 질감이 혀를 감싸고 43도의 알콜도수가 혀를 아릿하게 만든다. 그리고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의외로 향에서 느껴졌던 화려한 향보다는 묵직한 과실맛이 묻어난다. 스모키한 향은 흔적만 아주 약하게 느껴진다. 그레인 위스키 특유의 냄새가 살짝 비추는게 조금 아쉽지만 부드러운 목넘김 후에 입맛을 다시면 느껴지는 생땅콩을 씹을때나는 촉촉한 고소함이 재미나게 느껴진다. 발렌타인 12년에서 느껴졌던 씁쓸한 맛이 없는 점이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든다.
*피니시:
피니시는 길지도 짧지도 않고 딱 적당한 듯하다. 다크쵸코렛같은 잔향이 감돌고 입맛을 다시면 느껴지는 흐릿한 너츠향이 서서히 사라진다.
다른 12년 숙성의 블렌디드 위스키와 비교했을때 더 부드럽고 화려한 향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12년 숙성 이상의 퍼포먼스를 낸다고 느껴진다. 조니워커 블랙은 특유의 스모키함이 개성있는 맛이고 발렌타인 12년은 꿀같은 달콤함과 다양한 맛이 발란스 잘잡힌 맛이라면 시바스리갈은 화려한 향과 푹익은 과실의 깊은 맛과 고소한 뒷맛이 특징이 될거 같다. 가격대도 500미리가 4만원언저리에 판매되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데일리로 두고 마시기에도 적당한 위스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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